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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본드한테 두 번 낚이는 것은 아닐까?


일전에 아시아를 돌아다니며 여자를 꼬신 후 성관계 영상을 찍어 유포하는 픽업 아티스트 데이비드 본드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스브스뉴스에서는 데이비드 본드를 봤다면 제보를 해달라는 카드 뉴스까지 만들었다.

그런데 최근 사실 이 일련의 사건이 데이비드 본드가 동양 언론의 팩트 체크 없는 보도력을 비판하기 위한 낚시였다는 이야기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정말로 이 이슈가 언론의 부실한 보도 행태를 비난하는 해프닝이면 좋겠지만 이 정보가 퍼진 경로를 보면 조금 찜찜하다. 데이비드 본드는 자기가 낚시였다는 것을 The Rice Daily라는 매체를 통해서 직접 밝혔는데, 이 매체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선 The Rice Daily라는 매체를 처음 듣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5월 9일 최초 콘텐츠가 발행된 이후 다른 어떤 매체에서도 이 이야기를 교차 보도된 적이 없다.

The Rice Daily라는 매체에 대해 검색해봐도 매체로서 신뢰도가 높다고 할 수 없다. Private Policy 페이지를 읽어보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에 있는 NextShark, Inc라는 모회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1] CrunchBase에서 NextShark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았는데, 2013년 설립된 10명 이하 규모의 사업체라는 것 말고는 별다른 정보가 없다.

The Rice Daily와 NextShark 모두 온라인 가십거리나 자극적인 콘텐츠를 주로 다루는, 소위 찌라시 매체일 뿐이다. The Rice Daily 페이스북 페이지도 기껏해야 2,500명도 안되는 팬을 가졌기에, 파급력이 큰 매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재미있는 해프닝을 왜 데이비드 본드는 자신의 홈페이지공식 유튜브를 통해 소개하지 않고, 이런 찌라시 매체만을 통해서 보도했는지 의문이다.

유튜브에 올라온 썸네일 이미지들을 보니 데이비드 본드는 야동을 배포하는 범죄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페이지뷰를 늘리려는 사람은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조금 검색해봐도 데이비드 본드가 찍었다는 야동은 실체가 없는 것 같다. 온라인을 통해 유포가됐다면 그 흔한 캡처나 썸네일이라도 돌아다닐 법 한데, 대체로 돌아다니는 이미지는 이미 홈페이지에서 소개된 예시 이미지가 전부이고, 조금 자극적일 순 있어도 야동의 일부로 보이진 않는다.

우려되는 점은 이런 낚시에 반응한 언론 이야기를 보면서, 정작 The Rice Daily를 통해 보도된 내용을 의심 없이 믿는 수용자의 태도다. 일전에 “정보습득을 통한 패러다임 형성”에서도 소개했던 것처럼, 아무리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어도 출처가 의심스럽거나 신뢰할 수 없는 매체로 보도된 뉴스는 의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1. The Rice Daily와 NextShark 홈페이지나 페이스북 페이지 등 그 어느 곳에서도 직접적으로 두 회사에 대한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 NextShark의 Private Policy 페이지에 동일한 쿠알라룸푸르 주소가 입력된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트위터, 마음(♥)과 함께 돈($)을 주세요

트위터가 최근에 별표 아이콘을 하트 아이콘으로 바꾸어서 떠들썩했다.

글로벌 공식 트위터 블로그트위터 대한민국 블로그의 설명이다.

기존 Twitter의 ‘관심글’을 나타내는 별 아이콘이 ‘마음’을 뜻하는 하트 아이콘으로 변화합니다.
이제 ‘관심글로 지정’이 아닌 ‘마음에 들어요’로 바꿔 불러 주세요.

We are changing our star icon for favorites to a heart and we’ll be calling them likes.

그리고 아래와 같은 GIF 이미지로 새 “마음에 들어요”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제시하였다.

아이콘 변화도 중요하지만, 트위터가 해당 기능의 명칭을 바꾼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별에서 하트로 바뀐 이 기능의 이름은 기존에 “관심글로 지정(Favorite)”이었던 것이 “마음에 들어요(Like)”로 바뀌었다.

관심글로 지정한다는 행위는 그 목적이 행위 당사자를 위한 것이다. 나를 위해서 관심글로 지정한다.
그리고 관심글로 지정한다는 것은 기능적 측면이 강조된 것이다. 일종의 북마크로 작동하는 셈이다. 트위터에서는 내가 관심글로 지정한 트윗들을 모아보기 아주 쉽다. 실제로 사람들이 내 트윗에 반응하는 행태를 보면, 대다수 사람들이 나중에 다시 확인하기 위한 북마크의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마음에 든다는 행위는 타인과의 관계를 목적으로 한다. 너(의 글)를 마음에 들어 한다. (그리고 넌 이러한 나의 마음을 Notification 탭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마음에 들어요”는 감정적 요소다. 위 GIF에서 트위터가 제시한 하트의 사용 방법은 모두 감정을 표현한다. 기존의 북마크, ’나중에 다시 보기 위한 표식’이라는 설명은 어디에도 없다.

예전에 트위터에서 감사나 고마움의 표시로 별 도장을 찍어주는 경우가 있다고 소개했는데,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이 부분에 집중한 셈이다.

그렇다면 트위터가 별표를 하트로, “관심글로 지정”을 “마음에 들어요”로 변경한 이유는 무엇일까?

트위터는 블로그를 통해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We want to make Twitter easier and more rewarding to use, and we know that at times the star could be confusing, especially to newcomers. You might like a lot of things, but not everything can be your favorite.

The heart, in contrast, is a universal symbol that resonates across languages, cultures, and time zones. The heart is more expressive, enabling you to convey a range of emotions and easily connect with people. And in our tests, we found that people loved it.

우리는 Twitter를 더 쉽게, 그리고 반응이 직관적으로 드러나게 만들고자 합니다. 기존 ‘관심글’ 기능의 별 아이콘은 때로 혼란을 주기도 했습니다. 특히 새로운 사용자들은 별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죠. 공감가는 트윗은 더 많을 수 있지만, 모두 관심글로 담을 필요는 없으니까요.

반면 하트 아이콘은 내가 공감하는 것을 표현하는데 있어 언어, 문화, 타임존에 관계없이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심볼입니다. 하트 아이콘은 많은 것을 담고 있습니다. 하트는 여러분이 느끼는 다양한 긍정적인 감정을 쉽게 전달하고, 타인과 공유할 수 있게 합니다. 우리는 테스트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하트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나는 위 설명이 트위터의 본심을 드러내지 않은 반쪽짜리 설명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변화로 트위터가 진짜 원하는 것은? 바로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수치를 높이는 것이다.

위키피디아의 링크에도 잘 소개되어 있지만, 간단히 말해 KPI는 정량적으로 측정 가능한 활동 지수를 말한다. 블로그에서 글을 발행하면 해당 글의 UV, PV, 온라인에서 공유된 횟수나 트래픽이 KPI가 될 것이다. 페이스북 페이지의 경우 도달(Reach)과 좋아요, 공유, 댓글 개수, 그리고 페이지 광고 CPL[1]이 KPI가 된다.
KPI가 중요한 이유는, 광고주가 이 매체에 돈을 얼마큼 쏟아부어서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는지 측정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트위터에서 기능적 역할을 했던 별표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의 좋아요와 같이 작동하게 된다면 사람들은 하트를 남발하기 시작할 것이다. 실제로 별표가 하트로 바뀐 지난 일주일 사이에 사용량이 6% 늘어났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트위터의 KPI는 상승할 것이고, 광고주에게 더 매력적인 광고 매체로 소구할 수 있을 것이다. 트위터는 계속해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고, 결국 이를 해결하려면 광고주들에게 돈을 더 쓰라고 설득해야 한다. 지난 글에서 분석해보았듯 트위터 컨텐츠의 확산과 참여는 꽤 준수한 편이지만, 광고 단가가 지나치게 비싸다. 가격을 내리는 것이 어렵다면, 같은 금액을 투입했을 때 더 높은 아웃풋을 낼 수 있도록 바꾸려는 것이 이번 트위터 업데이트의 진짜 의도가 아닐까?


  1. Cost Per Like, 광고로 팬 1명을 추가로 얻기 위해 투입되는 비용을 말한다. CPL이 낮을수록 해당 페이지의 퍼포먼스가 좋은 것이다.  ↩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컨텐츠 활동성 분석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사용자의 활동성이 어떠한지 확인하기 위해 비교하여 분석해 보았다. 단, 트위터 계정 1개와 페이스북 페이지 1개의 한 달간 데이터만으로 분석한 결과이니 참조용으로만 확인하길 바란다.

결론부터 말하면, 트위터에 올리는 컨텐츠의 활동성이 페이스북보다 훨씬 높다. 팔로워/팬 수를 고려해 계산해도 트위터에 올라간 사진이나 영상, 링크를 누르는 횟수가 페이스북보다 높다.
다만, 광고 비용을 생각할 경우 트위터의 광고 비용이 터무니없을 정도로 비싸다. 같은 돈을 쓴다면 트위터의 140자보다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페이스북에서의 비용 효율이 더 높다. 이러한 이유로 광고주들이 트위터보다 페이스북을 더 찾는 것 같다.

트위터는 내 트위터 계정의 Analytics 데이터[1]를 활용하였고, 페이스북 페이지는 내가 운영하는 기업 페이지 하나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하였다.

우선 사용된 용어의 조작적 정의부터 기술한다.

  • 트위터의 노출 수(Impression): 타임라인이나 검색 결과에서 해당 트윗이 보인 총횟수 (리트윗을 통한 중복 노출 포함)
  • 트위터의 참여 수(Engagement): 해당 트윗과 상호작용한 횟수의 합으로 트윗의 아무 곳이나 클릭한 횟수. 해당 트윗에 대한 멘션, 리트윗, 관심글로 지정(이제는 “마음에 들어요”로 변경)한 횟수, 해당 트윗 안에 있는 팔로우 버튼, 링크 주소, 트위터 카드, 해시태그, 사진, 동영상, 계정 이름, 프로필 사진, 트윗 펼쳐보기 클릭을 모두 포함한 횟수
  • 페이스북의 노출 수(Impression): 뉴스피드 검색 결과에서 해당 페이지 게시물이 보인 총횟수 (공유나 좋아요를 통한 중복 노출 포함)
  • 페이스북 페이지의 참여 수(Engagement): 해당 게시물과 상호작용한 횟수의 합으로 게시물 아무 곳이나 클릭한 횟수. 해당 게시물에 대한 좋아요, 댓글, 공유 수, 해당 게시물 안에 있는 페이지 좋아요 버튼, 링크 주소, 카드, 해시태그, 사진, 동영상, 프로필 링크, 프로필 사진, 더 보기 버튼 클릭을 모두 포함한 횟수

페이스북의 경우 통상적으로 Social Bakers라는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Engagement Rate 계산법을 많이 사용하고, 트위터는 자체적인 Engagement Rate 계산법을 공식적으로 정해두었다. 하지만 두 계산법이 포함하는 항목이 달라서 결과 수치를 1:1로 비교하기 어렵고, 분석을 위해 내가 수급할 수 있는 로우 데이터도 한정되어 있어서 아래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여 비교할 수 있는 KPI들을 계산했다.

  1. 컨텐츠 확산율: 노출 수 ÷ 발행 트윗 수 ÷ 팔로워 수 (%)
  2. 컨텐츠 참여율: 참여 수 ÷ 발행 트윗 수 ÷ 팔로워 수 (%)
  3. 노출 대비 참여도: 참여 수 ÷ 노출 수 (%)

아래 수치가 10월 한 달 기준, 내 트위터와 내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의 KPI 결과다.

 트위터   페이스북 
 컨텐츠 확산율   22.2%   9.8% 
 컨텐츠 참여율   1.2%   0.5% 
 노출 대비 참여도   5.4%   4.7% 


모든 항목에서 트위터가 앞선다. 특히 컨텐츠 확산율은 트위터가 압도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위터는 광고주 사이에서 페이스북보다 매력도가 떨어지는 매체로 평가되고 있는데, 이는 아마도 트위터 광고의 높은 단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트위터에서의 CPF(Cost Per Follower)는 $2.5 ~ $4인데 비해, 위에서 분석한 페이스북 페이지의 CPL(Cost Per Like)은 약 800 ~ 900원이다.
트위터 참여를 증가시키는 광고의 경우 참여 당 $0.5 ~ $2라고 하는데,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는 비싸도 250원을 넘지 않았고, 심지어 6원을 기록한 적도 있다.
마지막으로 트위터에서 Promoted Trend가 있는데, 이건 하루 집행 가격이 무려 $200,000, 한화로 2억이 넘는다! 온라인 매체의 하루 집행비가 2억이라는 것은 정말 터무니없는 가격이다.

트위터가 광고 상품을 만들었을 때 분명히 페이스북의 광고 상품 비용 효율을 분석했을 텐데, 왜 이렇게 비싸게 책정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내가 광고주라고 해도 같은 비용을 써서 페이스북에 광고를 집행하는 것을 선택할 것 같다.


  1. 트위터 사용자라면 기업 계정이 아니더라도 누구든지 Twitter Analytics 페이지에서 자기 계정의 KPI를 확인할 수 있다.  ↩

좋아하기 어려운 이유

얼마 전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옆에 서 있는 사람이 아이폰으로 인스타그램을 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분은 쉴 새 없이 스크롤을 내리면서 모든 게시물에 단 한 개도 놓치지 않고 하트를 눌러주고 있었다. 심지어 아직 이미지가 로딩되지 않았는데도 하트만 누르고 그냥 아래로 스크롤을 내려버렸다.

나는 인스타그램뿐만 아니라, 트위터, 페이스북에서 무언가를 ‘좋아하는’ 행위를 조심스러워하는 편이기에 좋아요 머신을 이해할 수 없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에 앞서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트위터에서 “좋아요”는 그 개념이 조금 다르다는 점을 짚을 필요가 있다.

내가 처음 페이스북의 “좋아요”라는 것을 봤을 때, 난 그것이 일종의 북마크인 줄 알았다. 페이스북에서 맘에 드는 게시물을 “좋아요”하면, 나중에 내가 좋아한 게시물을 다시 한꺼번에 모아볼 수 있는 개념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페이스북의 “좋아요”는 북마크보다는 컨텐츠 투표 시스템에 가깝다. 내가 “좋아요”한 기록을 찾아보기 어렵다.[1] 인스타그램은 내가 “좋아요”한 사진들을 모아볼 수 있는 기능이 아예 없다. 순수하게 컨텐츠 투표 시스템의 기능만을 담당하고 있다.
즉,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좋아요”는 기능적 요소가 아니라,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내가 너 뭐 하는지 잘 보고 있어.”, “야, 너의 이야기에 호응해줄게!”, “내가 너의 Notification Tab에 이름 석 자를 새긴다.” 이러한 의미를 전달해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지속하기 위한 수단인 셈이다.

트위터의 “관심글로 지정”은 확실히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의 “좋아요”와는 달리, 그 시작은 북마크의 용도로 디자인되었다. 트위터에서는 내가 “관심글로 지정”한 트윗은 간편하게 모아볼 수 있다.[2] 실제로 트위터에서 내 팔로워들이 내 트윗에 별표를 찍는 것을 보면, 보통 유용한 정보나 이미지를 나중에 다시 보기 위해 사용한다.

그러면 이런 “좋아요”들을 누르기 주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로 예전에 이야기했던 페이스북 벙어리 현상이 있다. 다른 사람들이 내가 어떤 글을 좋아했는지 알게 되는 것이 싫다. 페이스북은 노골적으로 타임라인에 타인의 좋아요 내역을 강제 노출시킨다.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은 강제 노출은 아니지만, 열람은 가능하다. 맥락 없이 타인이 나를 오해하길 바라지 않기 때문에 페이스북에서 입을 닫고 있는 편이다.

또 다른 이유는 나의 좋아요 내역 데이터로 마케팅의 대상이 되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나의 좋아요를 바탕으로 직접 광고를 노출하지는 않지만,[3] 나중에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거니까.

북마크 기능은 핀보드로 완벽하게 대체했다. 굳이 다른 사람에게 “내가 이 트윗에 별을 수놓았어.” 알릴 필요 없이, 혼자서만 알고 있으면 된다.

마지막으로, 솔직히 내 성격이 거만하기 때문인 것 같다. “내 좋아요는 그렇게 값싼 게 아니야. 빽 투 더 퓨쳐 드로리안 자동차 인증샷 정도 올리면 좋아해 줄 수 있어.” 뭐 이런 정도의 태도랄까. 좋아요를 남발하는 사람들을 플랫폼에서 원하는 의도대로 행동해주는 충성 고객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1. 내 타임라인 > Activity Log로 가면 내가 좋아요하거나 태그한 기록을 시간 순서로 확인할 수는 있지만, 대부분 이걸 어디서 찾는지 모르고, 찾을 생각도 안 한다.  ↩

  2. 다만, 최근에 트위터가 별표를 하트로 바꾸면서, 북마크의 용도가 아닌 페이스북의 “좋아요”와 같은 개념으로 바꿔버렸다.  ↩

  3. 페이스북에서 직접 제품 광고는 안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페이지를 기반으로 유사 페이지 타게팅 광고 활용은 이루어지고 있다.  ↩

The Future Is Now

스스로 덕후라고 할 수준은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냥 애정을 많이 쏟는 영화가 있다면 <백 투 더 퓨쳐> 시리즈다. 난 정작 영화관에서 볼 기회도 없었지만, 열 번도 넘게 다시 본 시리즈.

BTTF 시리즈 2편에서는 주인공 마티 맥플라이와 브라운 박사가 미래로 가는데, 그 날짜가 바로 2015년 10월 21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의 BTTF 팬들에게는 의미 있는 날이다.

영화에 등장했던 토요타, 펩시가 이 날을 맞이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풀 고 있고, 나이키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영화에 등장했던 신발로 마케팅을 해오고 있다.

영화 전문 사이트 중 하나인 익스트림무비에서 이번 재개봉 관련하여 메모리얼 키트[1]와 포스터를 내걸고 이벤트를 했는데, 거기 이벤트 문항 중 영화에서 예측한 2015년과 지금 실제의 2015년을 비교하는 항목이 있었다. 거기에 (덕후처럼) 작성한 내 글을 여기에 일부만 수정하여 옮겨 적는다.


미션: 영화에서 예측한 미래 2015년 모습과 지금 실제 2015년의 비교

A. “Roads? Where we’re going, we don’t need roads.”
아직까지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가 없다는 것은 참 아쉽다. Mr. Fusion 같은 초소형 핵융합 장치가 없다는 점도 마찬가지.

B. 죠스19과 같은 옥외 간판
사실 이것은 꽤나 비슷한 수준으로 따라온 것 같다. 아직 일반적이진 않지만, AR 기술을 이용하면 영화에 등장했던 죠스보다 더 리얼한 그래픽을, 인터렉티브하게 구현해 체험형 광고를 접할 수 있으니까.

C. VOD TV
확실히 영화에서 등장했던 것보다 더 진보되었다. 미래의 어린 맥플라이가 여러 채널을 동시에 트는 장면은 이제 생소하다. 사실 요새는 채널 번호의 개념이 이미 사라지고 있으니. Netflix나 Youtube에서 원하는 걸 검색하면 바로 보고 싶은 콘텐츠를 볼 수 있다.

D. 호버보드
그간 가짜 호버보드 영상도 많았고, 얼마 전 렉서스에서 소개한 프로토타입 호버보드도 있긴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 실제 사용이 가능한 호버보드가 나오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 참고로, 재개봉 직전에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오피셜 호버보드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E. 스마트 홈
모든 것이 자동화된 스마트 홈을 구축하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 중이다.
비록 괴망작이라 등장 때부터 비웃음거리가 되긴 했지만, 아마존 에코도 스마트 홈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단, 영화에 등장했던 팩스는 지금은 겨우 연명하는 수준.

F. “게임을 손으로 해? 시시하네”
아직 진행 중. VR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게임 디바이스가 등장하고 있지만, 아직 컨트롤러를 사용해야 하는 게임이 메인스트림을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요새 나오는 컨트롤러는 예전과는 차원이 다르다. 손목으로 비트는 힘이나 심박 수를 측정해서 게임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니, 지난 XBOX와 PS4 발표 때 듣고 엄청 놀랐다.

G. 손으로 하는 게임이라고 비웃던 일라이저 우드
영화 속 등장했던 그 꼬맹이는 약 10년 후 절대반지를 파괴하러 머나먼 여정을 떠나게 됩니다.

아무래도 30년 전 그렸던 미래와는 다른 모습이 많고, 실현되지 않아 아쉬운 점이 많다. 시카고 컵스가 결승에 진출했지만 아쉽게 우승하지 못한 것도.

H…. for However!
하지만 지금의 2015년은 더 멋진 것 들이 많다.

테슬라가 만든 전기 자동차. 나의 드림카는 드로리안이지만 그건 말 그대로 정말 꿈의 자동차고, 실제로 국내에서도 여건이 된다면 테슬라의 Model S를 구입할 것 같다. 2011년 10월 21일 뉴스에 DMC에서 드로리안을 전기차로 재생산하겠다는 발표를 했었는데, 그 이후로 감감무소식인 것을 보니 뭔가 진척이 안되는 모양.
드로리안이 전기차가 된다면… 브라운 박사님! 이제 휘발유가 없다고 1885년에 갇혀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Mr. Fusion 같은 소형 핵융합 발전기는 없지만, 지금 화성에서는 그와 비슷한 자동차가 돌아다니고 있다. 화성 탐사성 Curiosity Rover가 핵 발전 배터리를 싣고 인류의 한계를 확장하고 있다. 화성에 갈 마크 와트니 박사를 모집할 날이 멀지 않았다.

죠스 19는 안 나왔지만, 영화에 등장했던 구린 3D 렌더링보다 훨씬 월등하게 영화 기술이 발전했다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30년이 지난 오늘 BTTF를 다시 보고 있는 것이다.
쨍한 아이맥스나 HDR 영사 기술, 이제 곧 상영화될 레이저 영사 기술까지도.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기술 수준은 계속 높아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BTTF가 세상을 조금 더 아름답게 만들었다면, 마이클 J. 폭스 재단이 아닐까?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마이클 J. 폭스가 2000년 설립한 이 재단은 현재까지 파킨슨병 치료를 목적으로 연구하는 가장 큰 비영리 기관이다. 2011년 나이키가 BTTF 2에 등장했던 신발을 한정 생산하여 이베이를 통해 경매로 팔았을 때, 한 켤레 평균 3천 달러로 팔렸던 이 신발 수익의 전부가 마이클 J. 폭스 재단으로 기부되었다.

많은 SF 영화 팬들이 영화를 통해 그리는 미래는 인류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상상을 펼쳐나가는 재미에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가 개봉한 30년이 지난 현재, 비록 과거의 상상과는 다르지만, 그 이상으로 멋진 것도 많다.


영원했던 “The Future”, 2015년 10월 21일이 이제 과거가 되었다. 이 날짜를 오랫동안 기다려왔기에, 이렇게 딱 하루 만에 지나가는 것이 서글프긴 하다.

그래서 결론은… 아직도 BTTF를 안 봤다면?
극장에서 봐라. 배급사 안다미로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상영관 정보가 있다.


  1. 메모리얼 키트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이 트윗 스레드를 보고 뽐뿌를 받으라!  ↩

브이제잉 (VJing)

브이제잉이 멋지다고 알게 된 것은 Deaumau5랑 Daft Punk의 공연 영상 때문이다.

브이제잉이 생소하다면 아래 두 영상을 보시라:
1. Deadmau5의 Cube
2. Daft Punk의 피라미드

01.
중학생 때 (중2병에 빠져) 국내 인디 락/메탈 공연에 가보긴 했지만, 무대 장치에 큰돈을 들여 비주얼에 신경을 쓴 공연장은 가본 적이 없다. 위와 같은 영상들을 보고 브이제잉이란 단어도 처음 알게 되었다. 사실 단어만 몰랐을 뿐, 예전부터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머릿속으로 선율과 비트에 맞춘 시각적 환상을 상상한 적은 많다. 누구나 그러지 않나?

혼자 상상하다 보면 장벽에 부딪힌다. 나는 모든 선율과 리듬을 따라가며, 모든 변화가 시각적으로 표현되는 상상을 한다. 상상하는 대부분의 표현은 점이나 선, 추상적 도형들로 이루어진 이미지다. 끝없는 그리드가 펼쳐지고, 거기 위에서 도형들이 등장하고 움직이는 기하학적 그림이다.

내가 상상하는 이미지는 무채색은 아니지만, 이런 영상의 느낌:
Dynamics of the Subway / Haisuinonasa
비록 대체로 매핑이지만, Dev Harlan이라는 디자이너의 작업이 내 상상과 들어맞는다:
Dev Harlan – “Parmenides I”
참, Simian Mobile Disco도 엄청 좋다:
10000 Horses Can’t Be Wrong

그런데 음악을 따라가며 이미지 그려내고 있으면, 어느 순간부터 뭔가 굉장히 조악해지거나 일관성이 떨어진다. 사운드의 모든 정보량을 마치 수학처럼 1:1 대응으로 표현하려고 하니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
당연히 브이제잉이 내가 상상하는 것처럼 단순한 프로세스일 리가 없다.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1:1 대응식 비주얼라이징도 아닐 것이고, 추상적 도형만을 사용하지도 않을 것이다. 가수나 DJ의 성격도 드러내고, 음악의 컨텍스트도 반영하고, 다른 방식으로 공연 현장을 극적으로 묘사할 수 있는 고민을 할 것이다.

02.
위의 두 영상을 보면서 나는 나만의 브이제잉 디지털 파사드를 상상하곤 한다. 가로 세로가 60cm 정도 되는 모서리가 둥근 정사각형 형태에, 두께가 15cm 정도 있고, 벽걸이형이다. 소박한 사이즈. 벽에 거는 뒷면을 제외한 측면과 전면은 모두 디지털 LED. 측면 LED는 감질나게 음악의 하이라이트에서만 사용해야 한다! 혹시 누가 내 글을 읽고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면 꼭 만들어서 알려주길 바란다.

가장 자주 공상하는 음악은 DatA의 Aerius Light, Breakbot 리믹스 버전. 1분 49초쯤 나오는 멜로디에서 측면 LED가 번쩍번쩍 빛나야 한다. 마치 꽃봉오리들이 순식간에 일제히 피는 것처럼.
Tron: Legacy의 OST 리믹스 버전 수록곡 중 하나인 Adagio For Tron (Teddybears Remix)도 좋은 공상 거리다. 굉장히 수학 교과서 도형을 소개하는 느낌과 어울린다. 여기서도 측면 LED는 레이저가 뾰뵤뵹 하는 부분에서만 검소하게 활용하는 것이 포인트!

03.
스탠리 큐브릭의 <2001>에서 웜홀을 타고 지나가는 장면을 위해 약에 취한 채로 영화관을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있다. 디지털 기술이 없던 당시에는 그런 오색영롱하고 꿈세계와 같은 시각 효과가 엄청난 충격이었다. <2001>의 웜홀 씬보다 더 화려한 영상을 끝내주는 음악과 같이 즐길 수 있는 현대의 공연장에서 술과 약에 취하는 사람이 많은 건 당연하겠지.

현실에서 상상할 수 없는 공간을 추상화된 이미지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꾸러기수비대>에서 알바트로스가 동화나라로 이동하는 장면과 <도라에몽>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가는 장면도 기억난다. 좀 단순하고 현실적이지만, <스타게이트>의 웜홀 장면과 <스타트렉>의 하이퍼드라이브 장면도 좋다.

적당히 알기

  1. 나는 맨날 Hallucinate라는 단어[1]의 철자를 Halicinate로 잘못 기억하곤 하는데, 구글에 Halicinate라고 검색하면 알아서 Hallucinate라고 정정된 결과를 보여준다.
  2. 오늘 낮에 “추차차~ 추추차~”하는 대사의 음악이 듣고 싶은데, 제목이 기억나지 않았다. 구글에 “추차차 추추차”라고 검색했고, 구글은 “추추차 추추차”가 원했던 검색이 아니냐고 되묻고, 1번 검색 결과로 Pitbull – Tchu Tchu Tcha를 보여줬다.[2]
  3. 내가 좋아하는 영상 중에, Siri를 해킹해서 랩을 시키는 영상이 있다. 핀보드에 저장해두긴 했지만, 난 항상 그냥 구글에 “Siri hack rap”이라고 검색해서 찾는다.

인터넷의 큰 장점 중 하나는, 찾고자 하는 정보 일부만을 기억해도 나머지 부분을 전부 찾아준다는 점이다. 인터넷이 어디에나 있는 지금, 대충의 특징이나 일부 묘사만 기억하면 사실상 그 정보는 이미 ’내 것’인 셈이다.

이러한 현실에서는 얇고 넓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디테일은 몰라도, ’세상에 이러한 것들이 있다’는 지도를 최대한 넓혀야 한다.

나이를 먹어 머리가 좀 크고 <매트릭스>를 다시 보았을 때, 진짜 세계와 가짜 세계를 구분한 것이 동굴에 비친 그림자에 빗댄 철학과 유사하다고 생각했다. 거기서 충분했다. 검색하니 바로 나온다. 플라톤의 이데아.
영화 <매트릭스>를 보는 것과 플라톤을 아는 것 각각은 중요하지 않다. 사실 둘 다 머릿속에 완벽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해도 그 연결고리를 끌어내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아는 것’은 레퍼런스일 뿐이다. 각각의 정보를 자세하게 알 필요는 없다. 대충 뭉뚱그려서 ‘이러이러한 것이 있어’ 정도만 기억하면 된다. 요새 일을 하며 느끼는 것도 비슷하다. 경험이 많고, 어디서 주워들은 것이 많아야 주어진 상황을 바탕에 맞게 머리속 레퍼런스를 뒤져 제안을 한다.

쓰다 보니 다다른 식상한 결론:
이미 지금도 ’아는 것’은 기계가 다 해내고 있다. 영화 <매트릭스>의 모든 프레임, 플라톤의 철학과 그에 대한 후대의 해석 모두를 인터넷이 담고 있다. 기계가 (아직) 못하는 것은 둘을 보고 연관성을 끌어 내는 것이다.[3]

따라서, 무조건 정보를 많이 소비해야 한다. 다만 각 정보에 대해서 세세한 것까지 알 필요는 없다. 물론 알면 좋기야 하겠지. 아이폰을 열고 ’동굴 그림자 철학’이라고 띡띡띡 검색하고 몇 초 기다렸다가 “아, 플라톤이네!”라고 말하는 것보다, 센스있는 타이밍으로 장면이 지나가자마자 “저 스토리는 플라톤의 이데아론을 완벽하게 차용했군.”이라고 말하는 게 멋있긴 할 테니.
하여튼 이제는 ’아는 만큼 보인다’까진 아니고, ‘대충 기억하기라도 하면 볼 수 있다’ 정도가 될 것 같다.

물론 많이 보고 레퍼런스를 축적한다고 해서 모두가 같은 수준으로 적시에 그것들을 끄집어내고 교집합을 뽑아내는 것은 아니다. 개인마다 차이가 존재할 것이다.

’적당히만 알아서 충분하다’가 적용하지 않는 상황이 몇 있다. 몇몇 시험에서는 정보를 완벽하게 암기했는지 여부를 평가한다. 위 1번에서와 같이 철자를 제대로 모른다면 영어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없다.


  1. “환각을 느끼다”라는 뜻이다. (네이버 사전)  ↩

  2. 심지어 이 글을 쓰기 위해 가수 이름을 검색하려고 했는데, 내 부정확한 기억력 덕분에 Pitfall tchu tchu tcha 라고 검색했다. 구글은 알아서 Pitbull Tchu Tchu Tcha라고, 그리고 그 곡의 풀 네임은 “Tchu Tchu Tcha Ft. Enrique Iglesias”라고 피쳐링 정보까지 포함된 거라고 알려줬다.  ↩

  3. 인공지능에 대해 모르지만… 각 정보의 항목에 Taxonomy를 상세하게 입력하면 기계가 여러 데이터의 공통점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Taxonomy를 입력해주는 것은 인간의 몫이니까.  ↩

ㅍㅍㅅㅅ의 참여사례비 지급

올해 1월 ㅍㅍㅅㅅ에서 내 블로그 글을 재게재할 수 있겠느냐는 연락이 왔었고, 나는 내 글이 CC0에 따라 마음대로 사용해도 좋다고 전달하였다.[1]
그 결과, 제목은 조금 자극적으로 변하긴 했지만[2] 내 글이 발행되었다.

그러다 최근에 ㅍㅍㅅㅅ로부터 또 다른 메일을 받았다. 재게재했던 컨텐츠에 대해서 “참여사례비”를 책정하여 전달할 예정이기에 입금받을 계좌번호를 알려달라는 내용이었다.

이 메일을 받고 굉장히 기뻤다.

우선, ㅍㅍㅅㅅ가 컨텐츠 창작자들과 지속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공생하려는 의지를 피력했기 때문이다.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드는 이러한 결정을 하는 데에는 깊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며, 진심으로 필진에게 감사하려는 마음이 느껴졌다.

또 다른 이유는, ㅍㅍㅅㅅ가 지급하려는 명목이 컨텐츠에 대한 재게재비 또는 저작권 사용료가 아닌, 순수한 감사의 의미에서 비롯된 참여사례비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에 반대하는 내 소신에 따르면, 이러한 방식이 가장 이상적으로 컨텐츠 제작자에게 보답하는 방법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급증한 “큐레이션” 매체들에 대해 원작자에게 조금도 이바지하지 않는다는 비판계속되고 있다.
ㅍㅍㅅㅅ는 이번 참여사례비 지급을 통해 위와 같은 비판에서 자유로워지고, 컨텐츠 제작자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여 당당하게 컨텐츠를 수급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본다.


  1. 지금 생각하면 표현을 잘못했다고 후회되는 부분이다. 나는 내 컨텐츠를 사용해도 좋다고 “허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내 글은 퍼블릭 도메인에 속한다고 “고지”만 해줬어야 했다.  ↩

  2. 난 진성 앱등이가 되려면 멀었다. 되고 싶어도 주머니 사정이 안된다.  ↩

따뜻함을 느낄 때

나는 압구정역 근처 스타벅스 압구정미소점의 단골이다.
스타벅스 압구정미소점이 위치한 미소빌딩에는 닥터 007의원이라는 성형외과가 하나 있다. 압구정동에야 워낙 성형외과가 많아서 큰 관심도 없고, 그냥 동네에 있는 성형외과 중 하나이겠거니라는 생각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오늘 아래와 같은 LED 전광판 문구를 보았다.

영상에 나온 감사 메시지 이외에도, 이 빌딩에 입점한 거의 모든 매장과 건물을 관리하는 관리소장님에게 보내는 파이팅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조악하기 짝이 없는 LED 전광판이 참 아름답게 느껴졌다.

iOS 게임 추천

아이폰을 사용하기 전까지는 내가 캐쥬얼 게임을 재밌게 즐기리라고 꿈에도 몰랐다. 이런 나를 보고 있으면 새로운 플랫폼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한다는 이야기가 통렬하게 다가온다.
최근에 훌륭한 iOS 게임이 동시다발적으로 출시되거나 업데이트되고 있는데, 생각난 김에 추천할만한 iOS 게임을 간략하게 적어본다.

아래 게임 중 안드로이드 및 타 플랫폼에서도 가능한 게임들이 있지만, iOS 기준으로 링크와 가격을 적어놓았다.

  1. Monument Valley: 이미 너무 유명해서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게임. 역대 iOS 게임 중 가장 아름다운 게임이 아닐까 할 정도로 유려한 애니메이션이 일품. 절로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기발한 기하학적 트릭을 따라가는 재미가 있다.
    앱 가격 $3.99, 최근 업데이트된 추가 챕터 구매 $1.99
    참고로 Monument Valley의 개발사 ustwo는 (지금은 서비스가 종료된) Rando를 개발한 회사다.
  2. Device 6: 내가 뽑는 최고의 iOS 게임 중 하나. 주인공 안나는 어느 날 갑자기 외딴 장소에서 깨어나게 되고, 실마리를 찾아가며 Device 6의 정체를 밝혀나가는 추리 게임이다. 이 게임을 하면서 떠오른 생각은, 인터렉티브 측면을 강조한 e-book으로서의 이상적인 케이스가 있다면 바로 이 앱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게임의 기본 형태는 텍스트 기반 게임인데, 게임의 진행 과정에 따라 텍스트를 배열하는 방법, 적절한 배경음으로 긴장감을 조성하는 방법 등에 혀를 내두르며 감탄했다. 어느 정도 영문 독해가 된다면 꼭 해볼 것을 추천한다.
    가격 $3.99
  3. Framed: 만화책의 화면 컷을 이리저리 순서를 바꾸어서 주인공이 스토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맞춰 나가는 게임이다. 처음 티저 영상을 봤을 때 매료되어 출시를 기다려왔는데, 계속 발매가 지연되어 무려 1년 가까이 기다렸던 게임이다.
    가격은 $4.99
  4. Space Age: 외계 행성에서 겪는 어드벤쳐 스토리. 스토리텔링이 훌륭해서 몰입감이 높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단숨에 엔딩까지 달려갔다. 내가 구독하는 블로거 Neven Mrgan가 디자인 작업한 게임. 영문 자막이 전환되는 속도가 조금 빠른 편이라, 어느 정도 영어가 친숙한 분들에게 추천.
    가격 $3.99
  5. Hitman Go: 히트맨 시리즈의 제조사 스퀘어 에닉스에서 만든 iOS용 게임. 히트맨이 턴 방식 퍼즐 게임이 되었다. 게임 전체를 마치 보드 게임처럼 재구성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완성도가 높고 난이도도 딱 적당한 수준. 몇 주 전 업데이트를 통해 예전에 지적했던 세이브 문제도 해결하고, 마지막 챕터가 추가되었다.[1]
    가격 $4.99
  6. Little Inferno: 이 게임의 목적은 아주 간단하다. 벽난로에 물건을 집어넣어 태워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태울 물건을 더 사는 것이다. 물건의 조합에 따라 타오르는 효과가 다르고, 이걸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MG Siegler의 글에서 다크나이트의 명대사 “그저 세상이 불타는 것을 바라는 사람도 있죠. (Some men just want to watch the world burn.)” 인용에 매료되어 받은 게임.
    가격 $4.99
  7. Ridiculous Fishing: 8비트 아케이드 게임 스타일 낚시 게임. 낚싯줄을 최대한 깊게 드리워 물고기를 낚는 게임. 물고기를 다 낚고 나면 공중으로 던져 총으로 쏴 죽여야 돈을 번다는 설정이 아이러니하다. 돈을 벌어 더 좋은 장비와 무기(로켓 런처 따위)를 맞춘다. 자이로스코프 센서를 이용하는 게임이라서 옆으로 누워서 즐기기엔 적합하지 않다.
    가격 $2.99
  8. Pako: Pako는 아주 단순한 자동차 체이싱 게임이다. 따라오는 경찰차를 피해 최대한 오래 살아남는 게임. 자꾸 손이 가게 되는 이유는 아마 귀여운 게임 디자인과 묘하게 어울리는 배경음악 때문인 것 같다. 트레일러 영상도 재밌다.
    가격 $1.99
  9. Timberman: 전형적인 최고점수 갱신형 게임. 장애물을 피하며 나무를 베면 된다. 이 게임의 중독 포인트는 나무를 벨 때마다 나는 딱딱거리는 소리. 중독성이 너무 강하니 화장실에서는 플레이하지 말길.
    기본 버전은 무료이며, 광고가 제거된 Golden Edition도 있다.

이외에도 Device 6를 만든 개발사 Simongo의 게임 The Sailor’s DreamYear Walk를 플레이해보려고 한다. 각각 $3.99


  1. 새롭게 열린 챕터 7의 마지막 미션에서, ’36턴 이내로 성공하기’만 못 깨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