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사용자에게 고화소 디지털 카메라가 필요한가?

by Yun

먼저 나는 jpeg, tif, png, gif 등등 이미지 파일 포멧에 따라서 압축 방식이 다르거나 하는 등의 깊숙한 지식이 전혀 없음을 밝힌다. 또한 평생 전문가용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해본 적도 없고 한국에서 DSLR 붐이 일어난 이후로 지금까지도 전혀 카메라를 구입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내가 카메라로 무언가를 찍는 것은 휴대폰에 카메라가 탑재되기 시작한 이후부터다. 카메라는 가끔 제품 디자인이나 예뻐서 구경한다랄까…

요새 디지털 카메라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카메라도 높은 화소수를 장점으로 내세우며 광고한다. 현재 내가 사용중인 아이폰4S도 800만 화소의 높은 화소수를 자랑한다. 예전에 사용하던 삼성 애니콜 SCH-B340은 200만 화소였던 것에 비해 확실히 차이가 크다. SCH-B340으로 찍은 사진들을 아직 갖고 있는데, 아이폰4S로 찍은 사진과 비교하면 화질 차이가 확연하다.

우리가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화소수가 높을 수록 보다 사실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디지털 카메라 성능에 있어서 화소는 높을 수록 좋은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찍은 디지털 사진을 출력하는 장치가 바로 디스플레이다. 옛날에는 주로 인쇄매체를 통해서 사진을 출력했지만, 요새는 디지털 액정으로 많이 출력한다. 디지털 디스플레이는 출력되는 화면의 크기와 dpi에 의해 성능이 좌우된다. dpi값이 높을수록 디스플레이의 최소 단위인 점(dot)이 촘촘하고 그 점들이 이루는 그리드가 덜 느껴져서 위화감이 적어지는 것이다. 현재 dpi가 가장 높다고 알려진 애플의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326dpi이다.

내 머릿 속에 떠오른 생각은, 과연 요새 얼마나 많은 일반 사용자가 큰 디스플레이로 사진을 출력해서 볼까라는 점이다. 내 주변 친구들은 대체로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스마트폰 액정을 통해 본다. 가끔 랩탑이나 데스크탑을 통해서 사진을 내보내서 보기도 한다. 일반적이지 않은 아주 드문 경우 빔프로젝터를 통해 사진을 볼 수도 있다. 그리고 내 기억에, 내가 살면서 내가 찍은 디지털 사진을 A4용지보다 큰 사이즈로 인쇄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대부분 5인치가 넘지 않는 액정에서 출력될 사진들을 위해서 고화질 카메라가 필요할까? 앞에서 말한 것처럼 200만 화소와 800만 화소의 차이는 엄청나다. 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화소수를 넘어가면 더 높아진다고 해서 작은 디스플레이에서 출력하는데 더 많은 차이를 만들어내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러한 스마트폰 카메라의 화소 경쟁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며, 나아가 일반 사용자에게 고가의 DSLR가 정말 필요한지도 조금 의문이 든다.

이렇게 무지막지한 성능의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은 용량이 크다는 단점도 있다. 내가 갖고 있는 SCH-B340으로 찍은 사진과 아이폰4S로 찍은 사진의 용량을 비교해보았더니, 전자는 106KB, 후자는 2.8MB이다. 이렇게 용량이 큰 사진은 저장공간을 금방 잡아먹는 다는 문제와 더불어, 데이터 사용도 엄청나다. 아이폰4S의 경우 Photo Stream은 와이파이에서만 작동하니 차치하더라도, 트위터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서비스에서 3G를 이용해 사진을 원본크기로 업로드한다고 생각하면 실로 엄청나다. 이러한 데이터 사용은 망의 과부하를 일으키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1

우려되는 점은, 지금 추세를 보건대 앞으로도 스마트폰 카메라 화소수 경쟁은 더 높은 숫자로 소비자를 현혹할 것이고, 소비자들은 반사적으로 구매할 것이라는 점이다.2


  1. 정확히 어떤 서비스가 원본크기로 업로드하고, 어떤 서비스가 섬네일로 업로드하는지는 확인해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트위터는 클라이언트별로 설정이 가능한 것 같기도 하다.

  2. 검색해보다가 놀란 것은 삼성에서 07년에 이미 1000만화소 카메라폰을 출시했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