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ad mini에 대한 생각

by Yun

내 예상과 다르게 아이패드 미니가 한국에 상당히 빨리 출시되었다. 아이폰 5의 출시가 늦어진 만큼 아이패드 미니도 늦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빨리 출시된 것이 놀랍다. 지난 주말 여의도 IFC Mall을 방문한 김에 Frisbee에 있는 아이패드 미니를 잠시 만져볼 기회가 있었다.

아이패드 미니를 집어들자마자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엄청나게 가볍다는 것이다. 9.7인치의 아이패드에 익숙한 내가 느낀 아이패드 미니의 무게감은 너무나도 달랐다. 일전에 아이폰 5의 해외 리뷰 중에 ‘너무 가벼워서 대단스런 물건이 아닌, 마치 장난감같다’와 같은 표현을 읽은 적이 있는데, 내가 아이패드 미니를 들어보았을 때 그러한 인상을 받았다. 9.7인치의 아이패드는 한 손으로 파지하기에는 무거운 감이 있고 백팩에 넣었을 때 그 무게감이 느껴지는 반면, 아이패드 미니는 한 손으로 들고 있기 편할 뿐더러 침대 맡에서 누워서 들고 있더라도 확실히 안전할 것 같은 무게다.

디자인 역시 탁월하다. 측면의 버튼이 모두 메탈 처리된 점, 그리고 검정 색상은 이전 세대의 아이패드와 다르게 후면부까지 모두 검은 메탈로 처리된 점은 매우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홈버튼은 9.7인치 풀사이즈 아이패드에 비해 약간 작아서 어색했지만, 크게 문제될 것은 아니다.

비록 오랜 시간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서 단언하긴 힘들지만, 잠시 사용해 본 경험에 의하면 아이패드 미니의 구동 속도는 매우 만족스럽다. 아이패드 미니가 3세대 아이패드와 비등한 프로세스 능력을 보인다고 이야기하던데, 틀린 말이 아니었다. 매일 사용하는 3세대 아이패드와 비교해 전혀 느리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고, 특히 1세대 아이패드에서 느리게 느껴지는 멀티 터치 제스쳐의 반응속도도 빠르다.

단점은 바로 해상도다. 7.9인치라는 크기 자체는 문제될 것이 없지만 1024×768픽셀, 163ppi, 즉 아이폰3gs와 동일한 픽셀집적도는 바로 내 눈을 공격해왔다. John Gruber의 표현처럼 이미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Spoiled’된 나에게 Non-retina 디스플레이는 타협불가능한 요소다. 이미 당신이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눈이 길들여졌다면, 아이패드 미니의 낮은 픽셀집적도는 상당히 거슬릴 것이다.

내가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방식을 생각하면 아이패드 미니의 오징어 픽셀은 아주 큰 걸림돌이 된다. 나는 아이패드 미니를 contents consumption을 위한 기기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소비하는 주요한 컨텐츠는 텍스트다. Reeder를 이용해서 매일 쌓이는 Feed를 읽는 것이 하루의 중요한 일과인 나에게, 높은 픽셀집적도로 깔끔하게 렌더링된 텍스트를 읽는 것은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다.

Marco Arment의 글처럼, 해상도를 희생한 대신 휴대성과 빠른 프로세서 성능을 구현해냈다는 것이 아이패드 미니의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소비자들의 선택은 그 둘—해상도 vs. 휴대성+빠른 프로세서—중에 어떤 것을 더 높이 평가하느냐에 달렸다.

UPDATE: 내가 읽은 다른 블로그들의 아이패드 리뷰를 몇 개 추가한다.

Shawn Blanc, That Bitter Pill
Kyle Baxter on TightWind Not the iPad Mini, the iPad.
Stephen Hackett on 512Pixels, THE IPAD MINI: GOOD THINGS COME IN SMALL PACKAGES
John Gruber on DF, The iPad Mini
Marco Arment on Marco.org, The iPad Mini and the cost of Retina
Jim Darlymple on The Loop, Review: iPad mi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