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aily 폐간

by Yun

최초의 아이패드 전용 신문 앱 The Daily12월 15일부로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뉴스가 떠들썩하다.

약 2년 전 애플의 전폭적인 스포트라이트와 함께 등장한 The Daily는 Rupert Murdoch이 이끄는 News Corp.이 야심차게 발행한 아이패드를 위한 뉴스 앱이다. 아이패드에 등장한 첫 뉴스 앱일 뿐만 아니라, 언론 재벌 Rupert Murdoch이 밀어붙였다는 점에서 상당히 주목받는 사건이었다. The Daily는 디지털 종합 일간지로, $0.99/week, 3.99$/mon, $39.99/yr의 가격으로 Subscription Fee를 통해 운영된다.
그런데 이런 The Daily가 2년을 채 못채우고 서비스를 중지한다고 한다. 뉴미디어 회의론자들은 이 사건을 놓고 디지털 퍼블리싱의 미래가 밝지 않음을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The Daily가 실패한 것은 The Daily의 문제일 뿐이지, 디지털 퍼블리싱의 문제가 아니다. 디지털 퍼블리싱에 대한 이상적인 실현 방안은 ‘소형차 전략’에서 이미 이야기했다.

The Daily가 폐간된 첫 번째 이유는 선택의 역설(Paradox of Choice)에 있다. The Daily가 종합 일간지라는 말은 정치, 사회, 문화, 스포츠, 가십 등 종합적인 편성이 이루어다는 의미다. The Daily가 처음 나왔을 당시의 아이패드는 첫 번째 버전이었다. 그리고 첫 번째 버전의 아이패드는 기존의 올드 미디어와 친하지 않은 혁신자와 얼리 어덥터에게 먼저 팔렸을 것이다. (나를 포함한)이러한 사람들에겐, 신문을 열면 어디서부터 기사를 읽어나가야할지 막막하다. 연예인 가십과 스포츠 기사에는 전혀 관심도 없다. The Daily 앱을 눌러 첫 화면을 보았을 때 내 머릿속에는 ‘와 멋진데, 뉴미디어의 진수를 보여주는구나!’라는 생각도 떠올랐지만, ‘그래서 무슨 뉴스를 봐야하지?’라는 생각도 떠올랐다. 비록 The Daily가 미려한 디자인과 인터렉티브한 컨텐츠를 제공하며 ‘디지털 신문은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컨텐츠 전달이 가능하다’라는 면을 보여줬을지 모르지만, 타겟 독자를 선정하지 않은 채 종합 편성을 하는 기존 올드미디어 신문의 패러다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이고, 내 욕구를 충족시키는 접점을 찾을 수 없었다.

The Daily는 업데이트할 때 용량이 너무 크다. 번지르르한 컨텐츠를 제공하기 위해서 영상과 이미지들을 구겨넣다보니 이슈별 용량이 500MB~700MB에 이르며, 이를 다운로드 받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린다. 종이 신문을 볼 때는 집 앞에 놓인 걸 가져와 화장실에 앉아서 펼치면 그만인데, 디지털 신문을 보려면 화장실에서 응가하는 시간 다 지나야 다운로드가 완료된다니 오히려 시대를 역행하는 미디어인 셈이다.

그리고 The Daily의 컨텐츠가 돈을 내며 구독할만한 가치가 있는지도 생각해 볼 문제다. 이 부분은 내가 The Daily를 직접 구독하지 않아서 알 수 없는 부분이지만, 다른 Murdoch 산하의 언론처럼 깊이가 없고 가십거리 위주의 Huffington Post식 기사들이 주를 이뤘다고 다른 기사들이 밝히고 있다.

마지막으로, The Daily는 100,000명의 구독자로는 유지 불가능한 서비스다. Poynter의 기사에 따르면, 일주일에 50만 달러를 지출하는 The Daily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는 500,000명 이상의 구독자가 필요하다. 계속해서 적자만 보고 있던 셈.

하지만 The Daily의 폐간이 아무것도 의미하는 것이 없을까?

The Daily는 ‘실패’한 것이 아니고 Rupert Murdoch이 ‘그만둔’ 것이다. The Daily는 Rupert Murdoch의 실험(Experiment)이었다.

To place The Daily venture in scale, the last attempt to start a national, general-interest print newspaper from the ground up—USA Today—lost $600 million over the course of a decade before turning its first profit in 1994. (In today’s money, that’s more than $1 billion.) The National, the national sports daily, lost $150 million (about $250 million, corrected for inflation) in 18 months before closing in June 1991. In the late 1990s, when Murdoch was trying to crash the China satellite TV market, he had invested $2 billion and was losing $2 million a week according to his former right-hand man in that enterprise. So, please, let’s not obsess too much over Murdoch’s squandering of $30 million a year on a failed experiment. In the history of journalistic bets, this was a trivial gamble.

Rupert Murdoch은 연간 300만 달러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기존 올드 미디어를 그대로 테블릿으로 옮겨오는 것으로는 안된다’라는 교훈을 얻었다. Rupert Murdoch이 아닌 그 누가 과연 저런 ‘사소한 도박’을 감행할 수 있을까? 미국 보수 언론의 정점에 서있는 Rupert Murdoch에 대해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았는데, 81세나 되는 노인이 뉴미디어에 관심을 갖고 진취적으로 발을 들여놓는 모습이나 온갖 욕이 달린 맨션을 받으면서도 꿋꿋히 트윗을 하는 모습은 높이 살 만하다.

그리고 The Daily의 실패와 The Magazine, Matter와 같은 소규모 디지털 퍼블리싱 매체의 성장은 앞으로 Subcompact Publishing 모델이 정답이라는 시사점을 준다. Marco Arment는 The Magazine을 시작할 당시 두 달의 파일럿 이후 수익을 내지 못하면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고 했는데, 재정이 충분해지면 심도 깊은 기사와 탐사 보도를 실을 것이라고 밝힌 것을 보니 꾸준하게 구독자가 늘고 있는 것 같다.

혹시 모른다. 훗날 Marco Arment가 The Magazine을 기반으로 언론사를 차리고 명망있는 공식력 높은 매체로 자리잡을 날이 올지도.


The Daily 폐간과 관련해 참조한 기사/포스트들:
The Verge, First iPad-only newspaper ‘The Daily’ shutting down on December 15th by Nathan Ingraham
Matt Alexander, "THE DAILY’S WOES PROVES CONTENT, NOT PLATFORM IS KING”
Marco Arment, The Daily shutting down
Reuters, The Daily didn’t fail—Rupert gave up by Jack Shafer
John Gruber, Why ‘The Daily’ Failed
TechCrunch, Why Magazine Apps Suck by MG Sieg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