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 Reader

by Yun

나는 게걸스러운 뉴스 컨텐츠 소비자다. 내 전공은 디자인과 전혀 무관하지만 아름다운 타이포그래피나 일러스트레이트, UI디자인을 즐겨 본다. 텀블러에 돌아다니는 온갖 이미지들-Jennifer Lawrence의 Oscar 시상식 GIF부터 Terry Richardson의 사진까지-역시 내 소비의 대상이다.

그리고 어제 Google이 Reader 서비스를 7월 1일부로 종료할 것이라는 사망선고를 내렸다. 이 소식에 인터넷은 선출된 새 교황 이슈와 맞먹을 만큼 거세게 소란을 일으켰고 RSS와 친숙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은 대체 Google Reader가 뭐길래 이렇게 큰 반향을 일으키는지 의아하게 하고 있다.

언젠가 Google이 RSS 서비스를 종료하리라는 것은 애써 부인해오던 자명한 사실이었지만, 막상 이렇게 닥치고 나니 어쩔 수 없는 분노와 당혹감이 몰려온다. 일전의 포스트에서 밝혔듯이 내 컨텐츠 소비에서 RSS가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기 때문이다. 아니, 내가 사용하는 여러 구글 서비스 중에서 가장 사용비중이 높은 것이 Reader다. Google의 대표 서비스인 검색 엔진과 Gmail, 그리고 수개월 전 Drive라는 이름으로 힘써 밀어주고 있는 문서도구보다도, 수년 동안 버려지고 undocumented API를 사용하는 신뢰하기 힘든(unreliable) RSS Reader가 가장 사용빈도가 높다. 나는 200개 가까이 되는 사이트를 Google Reader를 통해 구독하고 있고, 아이패드의 Reeder를 통해 Unread 포스트를 지워나가는 것은 하루의 중요한 일과이자 즐거움이다. 내 아이패드를 가치있게 하는 가장 큰 이유가 RSS 구독이다.

  • Google Reader는 어떤 서비스인가?

Google Reader는 Google이 제공하는 RSS 구독 서비스다. RSS가 무엇인지 쉽게 설명하는 영상은 일전에도 소개한 적이 있다. RSS는 내가 원하는 컨텐츠를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소비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다. 존재하는 거의 모든 사이트와 블로그는 RSS를 지원하며, 이로인해 개별 사이트나 블로그를 일일이 방문하지 않더라도 마치 내가 직접 선별한 뉴스처럼 새 소식을 한군데에서 모아볼 수 있다.

Brent Simmons는 RSS를 ‘배수관’이라고 표현했다.

RSS is plumbing. It’s used all over the place but you don’t notice it. Which is cool.

참 알맞은 은유다. RSS는 각종 컨텐츠를 나에게 직접 끊임없이 전달해주는 배수관이고, 그것은 마치 집안의 수도꼭지처럼 안정적이다. 내가 원할 때 멈추거나 흐르게 할 수 있다.

그리고 시중에 많은 RSS 서비스가 존재하지만, Google Reader의 존재는 단연 독보적이다. Google Reader만큼 안정적이고 빠르게 피드를 싱크해주는 RSS 서비스가 없으며, 내가 사용하는 Reeder를 포함한 시중의 많은 RSS 구독 앱들 대부분 Google Reader를 뼈대로 작동한다. Google Reader가 곧 RSS는 아니지만, 사실상 90년대에 Windows PC가 컴퓨터였던 것과 마찬가지의 위치에 있다.

  • RSS의 대체재 SNS?

Twitter나 Facebook, Flipboard가 RSS를 대체할 수는 없는 것인가? 실제로 요새 많은 사이트들이 SNS에 링크를 제공하고 있고, 실제로 그 파급이나 유입량이 RSS보다 월등하다. Flipboard와 같은 서비스는 깔끔한 퍼포먼스로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한 정보의 샘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소셜 뭐시기’가 RSS를 대체할 수 없다. Twitter나 Facebook이 RSS를 대체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RSS를 깊게 사용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분명하다.

우선 기능적인 면에서 Mark As Read를 구현하는 서비스가 존재하지 않는다. RSS는 Mark As Read의 싱크를 통해 어떤 디바이스나 브라우저에서도 내가 읽은 것과 읽지 않은 것을 구분하게 해준다. 바빠서 일주일간 뉴스를 읽지 못했더라도, RSS 구독을 해 놓으면 정확히 일주일 전에 읽지 못했던 기사부터 순차적으로 읽을 수 있게 해준다는 말이다.

Dieter Bohn이 The Verge에 쓴 은유가 정곡을 찌른다.

Twitter is realtime and RSS is time-shifted. Both are important. Just tell these same people you’re taking their DVR away and see what happens.

그저 TV를 틀어 현재 방송중인 프로그램만 시청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녹화를 해서라도 무한도전을 한 회도 빠짐없이 봐야하는 광팬이 있는 것이다.

또한 RSS만큼 안정적이고 중립적이며 안전한(no security issues) 포멧이 없다. RSS를 이용하기 위해서 가입을 하거나 개인정보를 내어줄 필요도 없다. RSS는 어떠한 한 기업에 종속된 서비스가 아니다. Twitter는 결국 하나의 사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다.

다시, Brent Simmons가 이야기하기를:

This is elegance. It derives from the design of the internet and the web and its many open standards — designed so that no entity can control it, so that it survives stupidity and greed when it appears.


  • 왜 Google은 Reader를 종료하는가?

Google은 지난 몇 년 간 주력 제품에 ‘선택과 집중(focus)’하기 시작했고, 노선에서 빗나간 서비스는 하나 둘씩 종료해왔다. 사용자들의 유인을 얻어내지 못해 도끼질을 당한 서비스도 있지만[1] 개중에는 Google Buzz와 같이 유용했던 서비스도 있다.[2] Google에게 있어서 Reader는 ‘집중’에서 벗어난 제품이었고 Google은 사용자로 하여금 ‘정보의 탐색과 공유’를 Google Plus를 이용하길 원하는 것이다.

그리고 Google Reader는 런칭 이후 계속 무료서비스였다. 게다가 Reader에는 광고를 노출시킬 수도 없다. Instagram이 Facebbok에 인수되고 Twitter가 서트 파티 서비스를 차단하고 Sparrow가 Google에 인수됬던 것을 있어버렸는가? 수익성이 없는 제품을 Google이 천년 만년 이어나갈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것이 이상하다.

Dave Winer:

Next time, please pay a fair price for the services you depend on. Those have a better chance of surviving the bubbles.

Ben Brooks:

Free is fickle, free is fragile, and now tons of users and developers are paying the price for relying on a free service.

그러면 혹자는 물을 것이다. Reader가 마땅한 수익성이 없다면 유료 서비스로 전환하면 되지 않느냐고. 나 역시도 차라리 Google이 Subscription Fee 등을 통해서 RSS Reader 서비스를 계속하길 바라는 사람이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Ben Brooks의 대답이 수긍이 가면서도 무섭게 다가온다.

I think the why is self-evident. The why is that Google doesn’t want to make anyone spend cash for their services (there are exceptions to this). So if faced with charging for Reader or shutting down Reader, shutting down Reader fits the Google mantra better than the former.


  • RSS의 미래

Google Reader가 RSS 그 자체는 아니지만, 워낙에 의존도가 크다 보니 이번 서비스 종료는 큰 전환점이 될 것이다. Google Reader를 등뼈로 삼던 많은 서드 파티 RSS 앱들은 3개월 이내에 서비스를 수정하지 않으면 Google Reader와 함께 유물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시기가 오히려 RSS 시장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들이 많다.

Matt Alexander:

So, rather than slip into complacency, Google euthanized a product that had fallen into irrelevant stagnation years​ ago.

In doing so, as many optimists have been quick to highlight, Google has removed the anti-competitive barrier to entry in the RSS marketplace. For the first time in years, developers and thinkers are engaged and actively pursuing innovative means to work with RSS.​

Quite a remarkable turn of events for a purportedly dead and irrelevant technology.​

Marco Arment:

We’re finally likely to see substantial innovation and competition in RSS desktop apps and sync platforms for the first time in almost a decade.

It may suck in the interim before great alternatives mature and become widely supported, but in the long run, trust me: this is excellent news.

특히 이번에 쏟아져나온 수많은 분노와 안타까움의 크기를 볼 때, 분명 RSS는 이대로 죽지 않을 것이다. 이미 많은 대체 서비스들이 소개되거나 개발중이다. 그리고 대체재를 선택하는 많은-나를 포함한-사람들은 Google Reader보다 믿을 수 있는 서비스를 찾기 위해서 3개월 남은 사망 집행일까지 열심히 뒤적거릴 것이다.


  1. 하지만 Google Plus는 건재하다.  ↩

  2. Google Buzz가 유용한 서비스였냐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나는 상당히 잠재력있는 서비스였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