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정보 확산에 대한 비난과 조롱

by Yun

잘못된 정보 확산에 대한 비난과 조롱

“일본이 방사능 때문에 망할거라고?”:

아마 일본의 방사능 문제와 관련된 자료는 검색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쉽게 찾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글을 읽고 아무런 비판적인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 그것도 문제다. 선동하는듯한 말투나 감정에 호소하는 글귀들을 보면 대뜸 의심부터 드는 게 정상이다. 인터넷에는 수많은 정보가 떠다니고, 그 정보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찾아내는 것은 사용자의 몫이다. 차라리 모르는 게 잘못 아는 것보다 낫다.

요새 인터넷에서 시끄러운 일본 방사능 오염에 대한 네이트 판의 글 “일본은 벌써 망했습니다. 일본여행? 그저 웃지요.”[1]의 허점을 잘 분석한 글이다.

사실 이렇게 인터넷 유언비어에 대중들이 호도되는 것은 예전부터 많이 봐왔다. Facebook의 IPO 이후 사용자들의 포스팅 저작권이 Facebook으로 이양될 것이라는 루머때도 그렇고 삼성이 Apple에게 패배한 소송 비용을 10센트짜리 동전으로 지불했다는 루머도 그렇듯, 자극적인 내용의 루머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채 퍼져 나가기 마련이다.

내가 이 사건을 보면서 든 생각은, 잘못된 정보를 확인 없이 퍼뜨리는 것은 분명 문제지만, 과연 그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비난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라는 점이다. 잘못된 정보를 생각 없이 퍼뜨리는 것은 분명히 지양해야 할 버릇이다. 내가 눈살을 찌푸린 부분은 이러한 정보를 Retweet하거나 퍼뜨리는 사람에 대해서 지나칠 정도로 힐난하는 행동이다. 특히 ‘일본어나 읽을 줄 아세요?’[2][3]와 같은 반응이 과하다고 생각했다.[4]

인터넷은 대중 매체다. 특정 소수만 사용하는 매체가 아닌,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매체다. 그 사람들 사이에는 학식 격차뿐만 아니라 인터넷 리터러시 격차도 존재한다. 똥과 된장을 구분하려고 Fact Checking이 습관화된 사람보다 그저 네이버 검색에서 상위 노출되는 결과만 읽고 믿어버리는 사람이 훨씬 많다.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언어 중 절반 이상이 영어인데, 영어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들은 영문 컨텐츠에 접근하기 어렵다.[5]

네이트 판의 방사능 위험 루머가 위에 소개한 Facebook 저작권 루머와 다른 점은 비교적 공신력이 있는 것처럼 작성된 글이라는 것이다. 저명한 과학 학술지 PNAS를 언급함과 동시에 그럴듯한 지도를 보여주면서 나름대로 이해하기 쉽도록 주장을 풀어내고 있다. 어떤 사람들에게 이 정도로 공신력 있어 보이는 글은 전문적인 논문과 같은 신빙성을 가질 수 있다.

검증되지 않은 루머를 퍼나르는 사람이 언론인이라면 욕을 바가지로 먹어도 할 말이 없겠지만, 지식격차가 다양한 개인들이 이러한 글에 동조하는 것은 이해할 만한 현상이다. 그들이 당신보다 정보의 접근성이 낮다는 이유로 조롱하는 것은 Elitism이다. 내가 영문을 읽고 해석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좋은 가정환경 덕분에 해외로 어학연수를 다녀올 수 있었기 때문이고, 나와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영어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낮다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

잘못된 정보가 퍼지는 것이 못마땅하면 적극적으로 허점을 지적하는 의견을 표출하는 것이 옳다. 현재 한글로 ’일본 방사능 오염’이라고 Google에 검색했을 때 나오는 결과들 대부분 근거가 불분명하다. 블로그 포스팅이나 뉴스 기사들 전부 출처 없이 자극적인 사진과 숫자로만 포장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Twitter에서 비웃기보다는 조목조목 허점을 지적하는 포스팅을 하나 올리는 게 낫다.[6]

추가로, 이 글을 읽고 내가 일본 여행이 안전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해석하면 곤란하다. 내가 이야기하는 것은 일본의 방사능 위험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글 중 상당수가 근거가 부족하므로 믿을 수 없다는 것이지, 실제로 방사능 위협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누군가 ’내가 지금 배고픈 걸 보니 밖에 비가 내리는 게 틀림없어’라고 말하면 논리가 잘못되서 주장이 성립할 수 없는 것이지, 그렇다고 지금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입증되는 것이 아니다.


  1. 2014년 3월 28일 기준, 원문 링크가 작동하지 않는 것을 발견하고 Web Archive에 남아있는 캐시로 대체한다.  ↩

  2. 난 모른다.  ↩

  3. 단순히 일본어를 읽을 줄 안다고 일본 여행과 방사능 오염 정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건 자체가 정치적으로 민감할 수 있기 때문에 일본 내에서도 정보의 검열이 있을 수 있고, 일본 밖에서 일본과 이해관계가 적은 기관/국가에서 발행한 자료가 더 신빙성이 있을 수 있다.  ↩

  4. Twitter에서 몇 명의 사람들이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았지만, 특정 누군가를 지칭하고 싶은 마음은 없으므로 링크하지 않는다.  ↩

  5. 한글은 0.3%다. 단순하게 계산했을 때, 인터넷에서 영문과 한글 컨텐츠를 모두 소비하는 사람은 한글 컨텐츠만을 소비하는 사람보다 183배 넓은 범위의 정보에 도달 가능하다는 것이다. 어마어마하다.  ↩

  6. SEO의 기본 원리다. 당신이 올린 지적이 날카로워서 호응을 얻고 많은 사람이 당신의 글을 공유하면, ’일본 방사능 오염’이라는 검색을 했을 때 당신의 글이 상위에 노출될 것이다. 덧붙여, Twitter에 올린 트윗은 Google의 검색결과에 노출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