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도어락

by Yun

디지털 도어락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내가 사용하는 삼성의 SHS–6601제품에 대해 수동 개폐장치가 없다는 것 이외에 아쉬운 점이 몇 가지 더 떠올라 기록한다.

일단 번호키 입력부를 굳이 정전식 터치스크린으로 만들었어야 했느냐는 의문이 든다. 스마트폰과 같이 한정된 크기에 스크린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목적이라면 물리적 키보드가 차지하는 부동산이 아깝지만, 디지털 도어락으로 영화를 시청할 것도 아닌데 터치 방식으로 만든 점은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물리적 번호키의 장점인 번호를 누르는 손맛이 없어져서 키패드를 봐야만 번호를 입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물리적 입력키를 사용할 경우 아래쪽의 시야를 가리는 아주 커다란 짐을 양손으로 떠받친 상태에서 문을 열 때 더듬더듬 키패드 배열 위치를 가늠해 번호를 입력할 수 있다.
사소한 점이지만 ‘아이폰의 터치스크린 정확도’에서 이야기한 시야각과 손가락의 입력 각도 차이에서 오는 불편함도 가끔 겪는다. 각각의 번호가 꽤 큰 편이라서 자주는 아니지만 10번 시도에 1번꼴로 의도하지 않은 번호를 눌러 다시 입력하는 것 같다.

이번엔 반대로 문을 안쪽에서 열고 나갈 때 아쉬운 점이다.
2 스텝이 아닌 1 스텝으로 손잡이를 돌리지 않고 밀어 연다는 점은 좋은데, 이걸 좀 더 응용해서 엉덩이로 밀고 나갈 수 있게끔 디자인하면 좋았을 것 같다. 보통 양손에 물건을 든 상태에서 문을 열 때에는 엉덩이나 허리춤으로 밀치고 나가는데, 그러기에 이 제품의 바(bar)는 너무 작고 왼쪽 구석에 위치해 있다. 하긴 엉덩이로 밀 수 있도록 바의 크기를 키우거나 현관문의 중앙 쪽에 제품을 설치할 경우 모양새가 괴랄해지거나 현관문에 추가 타공을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을 것이다. 딱히 제시하는 해결방법은 없지만, 애초에 ’밀고 나간다’라는 개념이 양손이 자유롭지 못할 경우와 맥락이 통하는 데 그러한 이점이 반쪽짜리로 구현된 것 같아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