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본드한테 두 번 낚이는 것은 아닐까?

by Yun


일전에 아시아를 돌아다니며 여자를 꼬신 후 성관계 영상을 찍어 유포하는 픽업 아티스트 데이비드 본드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스브스뉴스에서는 데이비드 본드를 봤다면 제보를 해달라는 카드 뉴스까지 만들었다.

그런데 최근 사실 이 일련의 사건이 데이비드 본드가 동양 언론의 팩트 체크 없는 보도력을 비판하기 위한 낚시였다는 이야기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정말로 이 이슈가 언론의 부실한 보도 행태를 비난하는 해프닝이면 좋겠지만 이 정보가 퍼진 경로를 보면 조금 찜찜하다. 데이비드 본드는 자기가 낚시였다는 것을 The Rice Daily라는 매체를 통해서 직접 밝혔는데, 이 매체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선 The Rice Daily라는 매체를 처음 듣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5월 9일 최초 콘텐츠가 발행된 이후 다른 어떤 매체에서도 이 이야기를 교차 보도된 적이 없다.

The Rice Daily라는 매체에 대해 검색해봐도 매체로서 신뢰도가 높다고 할 수 없다. Private Policy 페이지를 읽어보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에 있는 NextShark, Inc라는 모회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1] CrunchBase에서 NextShark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았는데, 2013년 설립된 10명 이하 규모의 사업체라는 것 말고는 별다른 정보가 없다.

The Rice Daily와 NextShark 모두 온라인 가십거리나 자극적인 콘텐츠를 주로 다루는, 소위 찌라시 매체일 뿐이다. The Rice Daily 페이스북 페이지도 기껏해야 2,500명도 안되는 팬을 가졌기에, 파급력이 큰 매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재미있는 해프닝을 왜 데이비드 본드는 자신의 홈페이지공식 유튜브를 통해 소개하지 않고, 이런 찌라시 매체만을 통해서 보도했는지 의문이다.

유튜브에 올라온 썸네일 이미지들을 보니 데이비드 본드는 야동을 배포하는 범죄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페이지뷰를 늘리려는 사람은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조금 검색해봐도 데이비드 본드가 찍었다는 야동은 실체가 없는 것 같다. 온라인을 통해 유포가됐다면 그 흔한 캡처나 썸네일이라도 돌아다닐 법 한데, 대체로 돌아다니는 이미지는 이미 홈페이지에서 소개된 예시 이미지가 전부이고, 조금 자극적일 순 있어도 야동의 일부로 보이진 않는다.

우려되는 점은 이런 낚시에 반응한 언론 이야기를 보면서, 정작 The Rice Daily를 통해 보도된 내용을 의심 없이 믿는 수용자의 태도다. 일전에 “정보습득을 통한 패러다임 형성”에서도 소개했던 것처럼, 아무리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어도 출처가 의심스럽거나 신뢰할 수 없는 매체로 보도된 뉴스는 의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1. The Rice Daily와 NextShark 홈페이지나 페이스북 페이지 등 그 어느 곳에서도 직접적으로 두 회사에 대한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 NextShark의 Private Policy 페이지에 동일한 쿠알라룸푸르 주소가 입력된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