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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tle, UX 디자이너가 만든 WYSIWYG 블로그 플랫폼

처음에는 초대장이 있는 사람만 사용할 수 있던 Svbtle이 모두에게 공개된지는 이미 꽤 오래되었지만 갑자기 사용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묵혀만 두었던 Svbtle 아이디로 게시물을 작성해 보았다. Svbtle에 대한 간단한 첫인상을 적었다.

닥종이 인형

닥종이 인형

Paper Dolls by Miwon Lee

우리 어머니는 닥종이 인형을 취미로 만들기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다.
닥종이 인형을 만드는 방법은 철사 뭉치 따위로 만든 뼈대 위에 한지와 비슷한 닥나무 종이를 한 장씩 뜯어 붙이는 반복 작업이다. 나처럼 게으르고 지루한 것 싫어하는 성격은 절대 할 수 없는 작업이다.

우리 어머니의 인형들은 객관적으로 보아도 묘사가 뛰어나고 세심함에 돋보인다. 이러한 걸작을 혼자만 보는 것이 아까워 작품 사진들을 열람할 수 있는 온라인 채널을 마련했다. 핀터레스트텀블러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사용하시는 분들은 Follow 하길!

계원예대 졸업전시회 홈페이지는 왜 으뜸인가?

나는 그래픽 디자인과 웹 디자인 분야에 모두 문외한이다. 전공자도 아니고 고등학교 이후 미술 관련 수업을 들어본 적이 없다.
다만, 온라인을 통해서 디자인 혹은 그 비슷한 것들을 팔로업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가끔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최민 그래픽 디자이너에 의하면, 계원예술대학교의 졸업 전시회 홈페이지가 ’으뜸’이라고 표현했다. 나는 정말 왜 이 페이지가 으뜸인지 이해할 수 없다.

일단 마우스 커서에 이유를 알 수 없이 정사각형 하얀색 박스를 씌워놓았는데[1], 이게 아주 불편해서 커서가 어디 있는지 찾기도 어렵고 포인팅의 역할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더군다나, 하이퍼텍스트 버튼 위에 커서를 올릴 경우 버튼임을 암시하는 손가락 모양 표시도 안 돼서 어떤 것이 누를 수 있는(Clickable) 버튼인지 알 수가 없다.[2]
메인 페이지에서 학생들의 작품별 링크 사이에 줄간격이 없는 덕분에, 브라우저 하단의 Status Bar에서 URL이 바뀌는 것을 보지 않으면 어디까지가 버튼의 영역인지 알아챌 수 없다.
메인 페이지를 새로고침할 때마다 노출되는 학생들의 작품 순서가 랜덤하게 바뀌는 것 같은데, 일관성이 없어 불편하다.
각 학생의 작품 링크로 넘어가면, 정신없이 색깔이 변하는 GIF 배경에 마우스 오버를 해야만 개별 이미지가 제대로 보인다.

계원예대 졸업전시회 홈페이지는 원래 이렇게 방문자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인가?
내가 디자인의 문외한이라서 이해할 수 없는 것인가?
그렇다면 계원예대 졸업전시회 홈페이지는 나와 같은 디자인 문외한에게는 정보전달의 기능을 포기하고, 심미성만을 전달만을 하기로 한 것인가? 같은 맥락이라면, 졸업 전시회 홈페이지의 목적은 외부인에게 홍보 기능은 배제한 채 전시품의 역할만을 하는 것인가?

예전에 재밌게 읽었던 글 중, 기능(function)과 미학(aesthetics)의 사분면을 놓고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이야기했던 것이 있다. 계원예대 졸업전시회 사이트가 미학적으로 훌륭한지는 내가 가타부타할 자격도 능력도 안되지만, 기능적인 측면에서 ’Work’에 가까운 것 같지는 않다.

덧붙임: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분들이 계원예대 출신이거나 교편을 잡고 있기에, 이러한 글을 쓰는 것이 조심스럽다. 힐난이나 비판이라기 보다는, ’내가 지금껏 경험한 기준으로는 이러이러한 부분이 불편한데, 인정받는 그래픽 디자이너가 칭찬할 정도면 내가 잡아내지 못하는 맥락이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가깝다.


  1. 예전에 싸이월드에 스킨 구입하면 마우스 커서 모양이 바뀌는 것 생각하면 된다.  ↩

  2. 좌하단에 떠다니는 페이스북 좋아요 버튼만 유일하게 손가락 버튼 커서가 활성화된다.  ↩

우리가 숨길 것이 필요한 이유

요새 카카오톡 정부 검열 사건과 관련하여 시끄럽다. 정부의 감시에 대한 개인의 두려움과 거부가 여과 없이 표출되는 것을 보면 마치 작년 미국에서 Edward Snowden 폭로 당시를 보는 것 같다.

그 당시 흘러나온 수많은 글 중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Whisper Systems[1]의 CTO였던 보안전문가 Moxie MarlinspikeWIRED에 기고한 글이다.

이 글이 흥미로웠던 이유는 ‘숨길 것 없고 떳떳한 사람이라면 감시에 대해 두려워할 이유가 있나?’, ’뒤가 구리니깐 감시를 반대하는 것 아니냐?’라는 질문에 시원한 대답을 해주기 때문이다.

기술적 이야기와 추상적 설명이 많아 애를 먹었지만, 아래에 전문을 번역해보았다. 나와 비슷한 궁금증을 가진 여러분께 도움이 되길 바란다.

2013년 6월 미국의 상황에 대하여 쓴 글이기 때문에 국내의 현재 상황과 같지 않다. 특히 이 글에서 이야기하는 상황의 핵심 원인 중 하나인 연방 법의 모호성은 국내의 문제 요인으로 간주하기 어렵다.

하이퍼텍스트 링크는 원본 글과 동일하게 남겨두었으며, 이텔릭 강조 역시 원문을 따랐다.



마치 2000년대로 되돌아온 것 같다. 당시에는 Carnivore, Echelon, Total Information Awareness와 같은 감시 프로그램들이 디지털 환경에서의 사생활에 대한 관심에 불을 지폈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PRISM, Boundless Informant, FISA orders와 같은 프로그램이 우려를 다시 환기시키고 있다.

과거의 프로그램들은 정부가 기술을 사용해 직접 커뮤니케이션 내용을 들여다보려는 “근접(proximate) 감시”라고 규정할 수 있다. 반면, 최근의 감시는 “간접(oblique) 감시”로, 정부가 그저 이메일 서비스 제공자나 검색엔진, 소셜 네트워크, 통신사 등 정보가 모여지는 곳으로 가는 행태를 띤다.

그때나 지금이나, ’숨길 게 없으면 감시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지 않으냐’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개인정보 보호론자들을 괴롭힌다. 특히 그러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사용하는 휴대폰 서비스나 G메일과 같은 정보 수집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라고 간주한다. 이러한 그들의 태도는 “간접” 감시의 상황에서 앞의 질문에 대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더 아리송하게 만든다.

우리가 무엇을 숨길 필요가 있다는 것을 항상 알 수는 없다.

리젠트 로스쿨 교수이자 전직 변호사인 James Duane는 그의 명강의에서 경찰에게 직접 이야기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아래와 같이 이야기한다:

현재의 연방 범죄 법률은 그 규모가 명확하지 않다. 심지어 의회 연구 서비스(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는 현재 연방 범죄의 숫자도 파악하지 못한다. 연방 범죄에 관한 법률은 50편이 넘는 미국 헌법에 흩뿌려져 있으며, 대략 27,000페이지를 아우르는 규모다.
더 나쁜 것은, 의회로부터 승인받은 다양한 규제 기관에서 반포한 행정 규정의 조항과 허가까지도 명시된 헌법 항목에 포함된다는 것이다.[2] 이러한 규정의 숫자는 더 불명확하며, 미국 변호사 협회(American Bar Association)는 “대략 10,000개”라고 추정할 뿐이다.

만일 연방 정부가 몇 개의 법이 있는지도 셀 수 없다면, 개인은 어떻게 그들의 행동이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확실할 수 있을까?

대법원의 재판관 Breyer이 상세하게 설명한다:

수천 개의 항목으로 성문화된 미국 헌법, 그리고 위법에 대한 수사로 이어질 수 있는 무한대에 가까운 상황은 현대의 연방 범죄 법을 복잡하게 만든다. 이러한 복잡성 때문에 그 누구도 특정 발언이 차후에 (검사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없게 만든다.

예를 들어, 일정 크기보다 작은 가재를 소유하는 것이 미국 연방법에 위배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네가 그것을 식료품점에서 산 것인지, 다른 누군가 준 것인지, 자연사한 이후 발견한 것인지, 심지어 자기방어를 위해 죽인 것인지는 상관없다. 너는 가재 생사에 상관없이 감옥에 갈 수 있다.

만일 연방 정부가 네가 지금까지 사용한 모든 이메일과 통화했던 전화 내용에 접근할 수 있다면, 27,000페이지의 법규와 10,000개의 행정 규정을 통해 위반 사항을 찾아내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너는 아직 모르고 있을 뿐이지, 아마 숨길 것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는 숨길 것이 있어야만 한다.

최근 몇 년간 미국에서는, 콜로라도와 워싱턴주의 대마초 합법화 또는 몇몇 주들의 동성혼 합법화와 같이 신문의 1면을 장식할만한 법 개정이 있었다.

변화가 일어난 주의 대다수 사람들이 이러한 변화를 반긴다. 미국 민주주의 절차의 예찬론자들은 시스템이 하위에 종속된 개인에게 적법한 절차를 통해 진정한 자유를 제공할 수 있는 예시로 이러한 법 개정을 인용한다. 그리고 이것은 사실이다. 법안은 정말로 통과되었다.

종종 간과되는 사실은, 이러한 합법적 승리는 법을 어길 수 있는 능력이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2013년에 동성혼을 합법화한 미네소타 주의 경우, 소도미 법이 2001년에 삭제되기 전까지 동성애 자체가 불법이었다. 이와 비슷하게, 최근 워싱턴과 콜로라도 주에서 법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두 주에서 대마초의 개인적 사용은 명백한 불법이었다.

모든 법이 100%의 효율로 집행되는 가상의 세계가 있다고 가정해봐라. 그곳의 잠재적 위법자는 그들이 법을 어기는 즉시 발견되어 감옥에 간다는 것을 알 것이다. 만일 미네소타와 콜로라도, 워싱턴 주가 설립된 1850년대 이후로 완벽하게 법 집행이 이루어졌다면, 이러한 최근의 법 개정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만일 아무도 대마초를 사용해본 적이 없다면, 어떻게 사람들은 대마초를 합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을까? 만일 아무도 동성 간 섹스를 해 본 적이 없다면, 어떻게 각 주는 동성혼이 허용될 필요성을 느꼈을까?

발언의 자유를 통해 아이디어의 장(marketplace of ideas)을 만들고, 이것을 우리가 원하는 사회를 선택하는 정치 프로세스의 거름으로 이용한다는 것이 자유 민주주의의 주춧돌이다. 자유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 대부분은 이러한 아이디어의 장 내부에서도 세력이 존재한다는 점에 초점을 둔다. 예를 들어, 장 내에서 어떠한 정보가 유통될지 결정하는 것에 특정 개인들이 다른 개인들보다 더 큰 영향력을 준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한 사회 구조 내에 살아간다는 것은 특정한 종류의 욕구와 동기를 형성한다. 이것은 단순히 그 사회 구조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는 불가능한 현상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대상뿐만 아니라, 생각하는 방법에도 영향을 끼친다. 다른 종류의 아이디어에 대해 담론을 나누는 것만으로는 이러한 수준의 영향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인생에서 다음 둘 중에 어떤 것이 더 큰 의미를 가질까? 네가 바라오던 것을 갖는 것, 또는 애초에 네가 무엇을 바라야 하는지 기준이 만들어준 것.

우리가 현재 어떠한 것을 해도 되고(able to), 어떠한 것은 하면 안된다는(not able to) 경험. 이 경험은 가능한(possible) 것은 어디까지인지, 우리 의식의 경계선을 결정한다. 소도미 법을 위반하는 동성 섹스가 동성혼 합법화의 전제 조건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더불어, 기득권자들이 이야기할 자유는 장려하면서 행동은 장려하지 않는 이유키도 하다.

기술과 법률 집행

예전의 법 집행은 꽤 어려웠다. 법률 집행 기관이 누군가를 추적하려면, 집행 요원을 물리적으로 그 사람을 따라다녀야 했다. 모든 사람을 추적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많은 요원이 필요할 테니.

오늘날의 상황은 많이 다르다. 대부분의 사람이 위치 정보를 통신사에게 전송하는 추적 장치(휴대폰)를 항상 몸에 지니고 있다. 그리고 통신사는 정부가 요청할 때 정보를 제공해야 할 법적 의무를 가진다. 모든 사람을 추적하는 것은 이제 터무니없는 소리가 아니며, 실제로 항상 이루어지고 있다. 이미 2008년에 Sprint[3]가 정부의 요청으로 고객의 실시간 위치 정보를 8백만 회 조회한 적이 있다. 정부의 요청이 너무 잦아서 Sprint는 아예 정부 요원이 전화번호만 치면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자동화 서비스까지 구축했을 정도다.

법률 집행 기관의 예산 증가와 더불어, 자동차 번호 스캐너 도입이나 경찰용 드론 배치와 같은 자동화 추세는 법 집행 기관의 운영 방식의 의미 있는 변화를 보여준다.

경찰은 이미 그들이 가진 어마어마한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그들의 모든 행동을 감시당하고, 그들 모두 ’가재법’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이상한 법을 위반하고 있다면, 처벌은 순전히 집행자의 선택에 따르게 된다. 힘을 가진 자들은 그들이 처벌하고 싶은 누구를 언제든지 처벌할 근거를 가질 것이다. 마치 아무런 규칙이 없는 것처럼.

이러한 새로운 권력 남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배제하더라도, 법률 집행이 100%의 효율로 이루어지는 디스토피아가 현실로 다가오는 것은 멀지 않았다. 그때가 되면 새로운 경험—어쩌면 우리에게 잘 들어맞고 필요한 수도 있는 가치에 대한 경험—의 가능성 자체를 제거할 것이다.

타협

누군가는 사생활과 안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필연적인 과정이며, 둘 사이의 알맞은 타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만일 네가 그것을 믿는다고 해도, 훌륭한 협상가는 정반대 극단에 위치한 상대와 대화할 때 양보하며 시작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게 현재 우리의 상황이다. 우리는 안보와 사생활 사이에서 완벽한 타협점을 찾는 힘의 저울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감시 계약과 기술로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베테랑 불도저를 상대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대를 마주할 때 양보해가며 이길 수 없다. 있는 힘껏 반대의 목소리를 끌어모아야 한다.

힘껏 반대의 목소리를 끌어모으기

만일 네가 생각하는 투표가 우리의 핵심 문제를 감추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믿어도, 방정식의 반대편에서는 어마어마한 돈과 권력, 영향력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투표나 탄원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는 “인터넷 출신”이고, 이 영역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힘이 있다. 감시를 피할 수 있는 사용자 친화적 기술 솔루션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나는 지금 Open Whisper Systems에서 오픈 소스 보안과 사생활 보호 앱 개발을 돕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는 감시 산업에 대하여 걱정이 된다면 너만의 반대할 방법을 고민해봐라. (Open Whisper Systems에 도움을 주는 방법도 있다.)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1. 개인정보와 보안 관련 모바일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로, 2011년 트위터에 인수되었다.  ↩

  2. 법률 용어가 많아 주석으로 원문을 넣는다:
    “Worse yet, the statutory code sections often incorporate, by reference, the provisions and sanctions of administrative regulations promulgated by various regulatory agencies under congressional authorization.”  ↩

  3. 미국 내 3위 통신사.  ↩

유튜브 비디오의 이해할 수 없는 플레이 버튼

[1]

아이패드에서 임베디드 포멧의 유튜브 영상을 플레이하려면, 화면의 아무 곳이나 터치하면 된다. 단, 중앙에 떡하니 박혀있는 유튜브의 아이콘인 빨간색 플레이 버튼만 제외하고.
이 얼마나 멍청한가?


  1. FYI, 내가 보려는 영상은 영화 속 고음 비명 모음이다.  ↩

iOS 8.0.1에 대한 실망

아이폰이 휘는 문제, #Bendgate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Time Magazine을 비롯한 언론들이 트래픽 늘리려고 득달같이 달려들어 이슈화시키는 것에 부화뇌동하는 느낌이다.[1]

진짜 문제는 어제 발생한 8.0.1 업데이트 이슈. 단 하루 사이에 애플에 실망을 많이 했다.
아이폰은 하드웨어 디자인도 훌륭하지만, 무엇보다 절대적으로 안정적인 소프트웨어가 장점이다. 하지만 이러한 강점이 아이클라우드 등장 시기부터 흠이 가기 시작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2]
X.0.1버전은 메이저급 업데이트가 정식으로 공개된 후 베타테스트 기간에 잡아내지 못한 버그를 잡아주는, 안정화가 핵심인 넘버다. 통화 기능과 터치 아이디처럼 주요한 기능에 문제를 안은 채로 8.0.1을 배포했다는 것은 애플에 대한 신뢰를 깍아 먹는다.

내가 애플의 팬으로 남는 핵심 이유 중 하나가 이미 앱스토어와 아이튠즈 스토어에 투자한 수백 달러의 돈과 이에 따른 생태계 종속성, 그리고 돈을 쓴 만큼 생태계 안에서는 모든 것에 ’It Just Works.’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핵심 장점이 위협받으면 불안할 수밖에 없다.


  1. 아직 아이폰 6 및 아이폰 6 플러스를 만져보지 못했기에 아직 단정할 수는 없지만.  ↩

  2. OS X도 마찬가지의 느낌을 받는다.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OS X 버전은 Snow Leopard, 즉 아이클라우드를 지원하는 Lion의 바로 전 버전. (사실 그 전에는 맥을 사용하지 않았다.)  ↩

24시간 후 사진이 사라지는 앱: Tinny

메인 화면 인터페이스

화면의 아무데나 1초 이상 탭하면 받은 Like 수와 게시자 정보가 나타난다.

Tiiny라는 앱이 요새 내 흥미를 끌고 있다. Tiiny 앱은 사진이나 영상을 올린 후 24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사라지는 앱이다. 트위터 아이디로 로그인한다.

스냅챗처럼 1:1 방식의 메신저라기보다는, 인스타그램처럼 팔로우하는 사람들의 피드를 보여주는 형식이다. 인스타그램처럼 각각의 사진을 크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피드 플로우를 보여준다. 이 피드에서 어떤 한 사진이나 영상을 확대할 수 없기 때문에, 오징어처럼 찍혀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외에 다른 사람의 사진/비디오를 더블탭하여 Like하는 기능, 왼쪽으로 스와입하여 (부적절한 컨텐츠를) 신고하는 기능 정도만 있다. Like를 받아도 어차피 24시간이 지나면 올린 게시물 자체가 사라져버려서 Like를 받았다는 기록까지도 날아가 버린다.

트위터에서 팔로우중인 계정 중 Tiiny 사용자를 자동으로 팔로우하고, 유명인 계정을 추천해주는 기능 정도만 있다. 아직 사용자가 거의 없어서, 내가 팔로우하는 계정도 Craig Mod, Dustin Curtis, MG Siegler 등 몇몇 UX 디자이너와 IT 블로거/기자 정도가 전부다.

iOS용으로만 출시되었으며 iTunes에서 무료이니, 궁금한 분들은 사용해보길.

스팸없는 공간: RSS

스팸에 대한 걱정이 전혀 없는 기술이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RSS다.

RSS가 이메일이나 트위터 따위의 것에 대한 대체제라는 것이 아니다. RSS는 그저 블로그나 팟캐스트 등 내가 원하는 것만을 가져다 주고, 원하지 않는 것은 가져다주지 않을 뿐이다.

You know what great technology doesn’t have a spam problem at all? RSS.

Not that RSS is a replacement for email or Twitter or anything else. It brings you what you asked for — blog posts and podcasts, mostly — and nothing else gets through.

Hail RSS!

iOS 8의 Tips

iOS 8로 업그레이드하고 난 뒤 새로 생긴 번들 앱은 Podcasts, Health, 그리고 Tips[1]다. Tips는 iOS 8의 새 기능을 소개하기 위한 일종의 튜토리얼 앱이다.

Tips는 아주 단순한 앱으로, GIF스러운 짧은 이미지와 텍스트로 새로운 기능을 소개하는데, 현재는 9가지 기능을 소개하는 항목이 있다. (차후에 앱 업데이트를 통해 이 항목을 늘릴 것으로 예상한다.)

iPhone OS가 처음 등장했을 때에는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제한적이라 별다른 인스트럭션이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용자들은 더 많은 기능을 원하게 되었고, 이런 요구에 따라 구현한 기능이 발견가능성(Discoverability)이 적을 수 있다. 수직 방향의 인터페이스 흐름에 대한 암시가 강한 Message 앱에서 수평 방향으로 슬라이드를 밀어 메시지 송수신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할 경우가 얼마나 될까? Tips는 이처럼 발견가능성이 적은 기능들을 소개해주는, 말 그대로 팁인 셈이다.

그리고 Tips에서 소개하는 기능은 모른다고 큰 불편함이 생기는 것들이 아니다. Notification을 내려 빠르게 답장하기, Siri로 음악 검색하기, 사진 타이머 기능 등은 알면 좀 더 편할 뿐이지, 모른다고 상당한 손해를 보는 기능이 아니다. 요새 셀카봉 열풍이 풀어 사진 타이머 기능이 꽤 요긴하게 쓰일지 모르지만, 솔직히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타이머 기능을 1년에 몇 번이나 써보겠나?

가끔 ’설명서 없는 디자인이 최고의 디자인’이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높은 직관성이 친숙함과 비례할지 몰라도,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면서 친숙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 운영체제가 업그레이드를 거듭하면서 첫 등장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고도화되고, 특히 공격적으로 안드로이드 유저의 아이폰 전환을 장려하는 애플로서는 이러한 앱을 만든 것이 자연스러운 결정이다. 나 같은 고관여 사용자야 Tips와 같은 가이드가 필요 없을지 몰라도[2], 한 번도 스마트폰을 사용해보지 않은 사람, 특히 안드로이드만 사용하던 사용자가 처음 iOS를 접할 경우 “안드로이드에서는 되던 기능인데 iOS에는 없나?” 싶은 부분들을 알려줄 가이드가 필요하다.

한가지 재밌는 점은 이 Tips 앱에 Like라는 버튼이 있다는 것이다. 마치 페이스북처럼.
여기서 Like 버튼이 눌린 횟수를 집계하여 차후 Tips 앱에 추가될 컨텐츠를 짜는 데 참조하려는 것일까?


  1. 온라인에서도 같은 내용을 볼 수 있다.  ↩

  2. 삭제 불가능한 디폴트 앱의 갯수가 늘어났다는 정도가 불평거리.  ↩

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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